제주도에서 부모님이 살던 집을 정리하고 에어비앤비 숙소로 준비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진상 손님 조심해”였어요. 이불에 오물을 묻히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그릇을 태우고, 집기를 파손하고… 듣기만 해도 스트레스받는 이야기가 정말 많았죠. 하지만, 실제로 1년간 수백 팀의 손님을 맞이한 저의 경험은 조금 달랐어요.
진상 손님, 정말 그렇게 많을까?
제 기준에서 진상의 정의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태도”에 있어요.
예를 들어, 아이와 함께 온 손님이 컵을 깨뜨렸는데도 “죄송하다”며 배상을 이야기하신다면, 그건 진상이 아니죠. 실외용 슬리퍼를 실내에서 신어 바닥에 흙이 묻었다면?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안내문 하나로 해결될 수 있어요.
제 경험에선 기억에 남을 만한 ‘진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물론, 제 숙소가 특별한 건 아닐 거예요. 대신, 진상 손님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겠죠.
진상 손님을 예방하는 두 가지 장치
①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
깨진 창문 효과라는 말이 있어요. 지저분한 곳에서는 누구나 무심코 쓰레기를 버릴 수 있어요. 숙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내가 초대한 귀한 손님”이라는 마음으로, 매 체크인마다 흠잡을 데 없는 청결과 정돈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정말 ‘나만을 위해 준비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요.
그렇게 하면 손님도 공간을 아끼고, 정성스럽게 사용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오염이나 파손이 있어도 모두 사과하고 책임지려는 태도를 보여주셔서, 저는 단 한 번도 비용을 청구하지 않았어요.
②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저는 1년 동안 숙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한 번도 대면 체크인을 거른 적이 없어요.
손님이 도착하면, 저는 직접 인사를 드리고, 숙소를 안내해드리고, 여행 중 불편한 점이 없는지 여쭤봐요. 그렇게 통성명하고 ‘아는 사이’가 되는 거죠. 이 30분의 대면은 진상 손님을 예방하는 강력한 마법이에요. 아무리 예민한 사람도, 얼굴 보고 친절히 인사하고 안내해준 호스트의 숙소를 함부로 대하긴 어렵거든요. 직장을 다니며 부업으로 에어비앤비를 하시는 분들도 최소한 초반 3개월은 대면 체크인을 직접 경험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정말 많은 게 달라질 거예요.
진상은 누가 만드는가?
저는 숙소 운영자의 ‘기준과 태도’가 진상을 만들기도, 막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손님을 의심하기보단, 정성스럽게 맞이하고, 철저히 준비된 공간을 제공하면 대부분의 손님은 ‘귀한 손님’ 답게 행동합니다.
물론,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진상 손님을 최소화하는 구조는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진상은 운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 기억해주세요.
요약
- 1년간 운영하며 기억에 남을 진상 손님은 없었음
- 진상의 기준은 행위보다 ‘태도’에 있음
- 대면 체크인과 청결한 공간 세팅이 진상 예방의 핵심
- 손님은 대접받은 만큼, 대접받은 사람답게 행동하려 함
처음 숙소를 오픈하려는 분들, 진상 손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구조적인 예방 시스템을 갖춰보세요. 정말 달라질 수 있어요.
다음에는 ‘내가 직접 사용하는 체크인 안내 스크립트’도 공유해 볼게요. 도움이 되셨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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