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퇴사 1년 차, 독채숙소 운영 1년 차인 라롱지기입니다.
제주도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으로 에어비앤비 숙소 창업 성공기! 부모님의 오래된 집을 매각 대신 숙소로 바꾼 6개월간의 리모델링 과정과 인테리어 비용, 직접 시공 노하우까지 솔직하게 공개합니다. 제주 에어비앤비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제주에 있는 부모님의 집은 저희 가족에게 오랜 시간의 추억이 깃든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서울로 이사하시게 되면서 이 집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큰 고민이었죠.
제주 부동산 시장은 당시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얼어붙어 있었고,
‘그냥 급매로 팔아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워두느니, 연세로라도 빌려볼까?” 하는 아주 가벼운 생각으로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바로, 6개월간의 셀프 리모델링과 숙소 창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주말마다 비행기 타고 제주로… 셀프 리모델링 시작
당시 저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내려왔습니다.
남편과 아버지와 함께 주말 동안만 작업을 하다 보니 공정은 더디지만,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가는 재미와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셀프 숙소 리모델링, 이렇게 진행했어요
총 6개월의 기간 동안 진행된 리모델링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이루어졌습니다:
1) 40년간 쌓인 살림 정리 – 중고 거래 & 나눔 (약 2개월)
- 오래된 가전, 가구, 잡화류들을 당근마켓과 마을 나눔 게시판을 통해 정리
- 2달간 당근 수익 2백만원 찍었네요. ㅋㅋㅋ
- “이 물건에도 추억이 있었지…” 하나하나 정리하며 가족끼리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어요.
- 버리는 것도 돈이 드는 세상인데, 저에게는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물건으로 재사용될 수도 있고 쏠쏠한 수입을 얻을 수도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2) 게스트의 경험을 중심으로 공간 기획 (약 1개월)
단순히 방을 치우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의 동선을 상상하며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이 부분은 따로 정리해서 다음 포스팅으로 자세히 다룰 예정이에요 :)
3) 기획에 따른 시공 및 인테리어 (2~3개월)
작업 항목 | 방식 | 내용 | 비용 |
---|---|---|---|
벽지 도배 | 외주 | 오래된 벽지와 손상 부위 보수 | 300,000 |
내부 내력벽 페인트칠 | 직접 | 색상 선택부터 시공까지 셀프 (던애드워드 페인트 1통) |
50,000 |
외벽 페인트칠 | 외주 | 3층 건물 전체 및 테라스 난간 | 500,000 |
지붕 기와 교체 | 외주 | 손상된 기와 교체 | 500,000 |
테라스 데크 시공 | 직접 | 남편 & 아빠가 설계하고 제작 (자재비만 지출) |
1,000,000 |
화장실 타일 공사 | 외주 | 방수 & 미끄럼 방지 타일로 교체 | 3,000,000 |
조경 공사 | 외주 | 나무 수배(당근), 식재(지인 운영 조경업체) | 1,500,000 |
조명 교체 | 직접 | 게스트 분위기 고려한 간접조명 사용 (조명 해외 직구) |
350,000 |
가구 배치 | 직접 | 사용감 좋은 중고 + 새 제품 혼합 구성 (당근과 마켓비-제주에 매장 있는 가성비 좋은 가구 브랜드 강추) | 3,000,000 |
4) 예기치 못한 복병, 정화조 확장 공사 (1개월)
제주도 내 하수법 관련 변경으로 인해, 정화조 용량을 4배 확장해야 했습니다.
인테리어에서 돈을 아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여기서 약 2천만 원가량을 쓰게 되었어요.
이 부분은 예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에 꽤나 당황스러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꼭 필요한 투자였다고 생각해요.
이건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방에서 진행하시거나, 하수관이 연결된 도심 지역에서 숙소를 준비하시면,
필요 없는 지출일 수 있지만, 제주에서 농어촌민박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꼭!!! 예산을 확보하고 시작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정화조 업체 3군데 정도에서 견적을 받았고, 그중에 가장 합리적인 곳에서 진행했어요.
혹시 필요하신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업체 정보 드리겠습니다!
리모델링 비용 공개: 약 3천만 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바로 숙소 리모델링 비용일 텐데요.
저희는 총 약 3천만 원의 예산으로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습니다.
비결은 두 가지!
- 부분 시공 & 보존: 전체 철거/시공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은 유지
- 가족의 기술력 활용: 남편은 전기, 아버지는 목공 취미가 있어 직접 시공 가능
-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 적극 활용: 제주에는 숙소, 카페 등의 자영업자 분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물건을 중고로 구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에요. 오히려 새 제품을 사면 물건값보다 배송비가 더 큰 기적(?)을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근을 적극 활용하시기를 추천드려요. 그리고 오늘의 집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가성비 인테리어 가구를 판매하는 마켓비에서도 많이 구매했어요. 매장에 없는 것도 과도하지 않은 배송비만 내면 집까지 배송도 해주셨어요! 추천합니다!
모든 공정을 업체에 맡겼다면 최소 5천만 원 이상 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셀프 시공과 유지 가능한 구조 활용 덕분에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이제 공간은 완성됐고, 다음은 숙소로서 합법적인 운영 허가를 받는 일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에어비앤비(외국인 도시민박업)를 운영하기 위한 인허가 절차와 서류 준비 등은
다음 포스팅에서 상세히 알려드릴게요.
마치며: 내가 이 집을 팔지 않기로 한 이유
‘집을 판다’는 건 단순히 자산을 처분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이 집에는 가족의 시간이 쌓여 있었고,
그 시간 위에 새로운 게스트의 추억이 얹히는 지금,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 보람 있고 감사해요.
에어비앤비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당장 큰돈을 들이지 않고 내 공간을 다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당신의 공간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쉼’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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